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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연구]조선중후기 계보학/가문이야기

[명문가탐방] 여흥민씨 민유중 가문이 시끄러운 이유 2 by familytree

여흥민씨 민유중 가문이 시끄러운 이유 2      

도대체 안동김씨 가문과 반남박씨 가문의 흉을 왜 민씨 집에 와서 하는가 ? 그것도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. 다른 장에서 보학에 대한 소견을 밝히면서 잠시 그 이유를 들었으나 그것으로 부족한 듯하여 덧붙이고 자 한다. 

보학이란 나나 남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행적을 정성스럽게 살펴 보고 그 좋은 점을 본 받고자 하는 것 이 그 취지라고 할 수 있다. 그 분들의 흉은 말하고 듣는 것 조차 피하는 것을 불문률로 하고 있다. 요즈음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폭력 영상물을 금하는 원리와 같다. 오늘의 폭력 영상물을 뿌리 뽑을 수 없듯이 인간 세상의 흉도 없앨 수 없다. 

"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"라는 흉을 허공에 대고 퍼붓기라도 해야 한다. 그래서 임금의 흉도 없는 데서는 한다고 했다. 자식들도 부모가 계시지 않는 자리에서는 흉을 보기도 한다. 그러다가 부모가 오시면 큰 죄라도 지은 듯 하나 같이 입을 딱 닫아 버린다. 

요즈음 서양의 뽄을 보고 부모에게 눈을 황소 같이 부릅 뜨고 표범 같이 덤벼드는 자식이란 거의 없었다. 흉을 해도 예의라는 차단기가 있어 광포해지지 않았다. 부모 흉을 꼭 해야될 일이라 면 부모 계신 방을 정중하게 닫고 나와 부모가 들릴락 말락한 위치에서 투덜거리는 것이 고작이었다. 

그래서 안동김씨나 반남박씨 집에서는 차마 그 흉을 할 수 없었다. 또한 이 민씨 집에 들어와서 이 집 흉 을 더욱 볼 수 없었다. 그들의 흉을 빌려서 빗대어 하는 수 밖에 없었다. 덕담을 하는 가운데 흉을 보는 재 미가 쏠쏠하고 흉을 보는 가운데도 미덕의 묘미를 잃지 않는 것이 보학의 장기이다. 

옛날에 집집마다 사랑방이 다 있었다. 이 곳이야 말로 보학의 성전이다. 사랑방에서는 남의 집 덕담은 물 론이고 흉도 멋대로 하는 곳이다. 이 곳 민씨 댁 사랑방에 잠시 들러 잡담을 한 것을 시끄럽다 하면 이집 근처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질 지도 모른다.

한국명문 (2004-06-18 오전 11:58:06)   Hit : 150   Vote : 21